교원분리 운영을 위해서 교육부의 촘촘한 준비 필요
늘봄학교 확대에 대한 현장의 우려와 불신 여전
학교의 한정된 공간, 인력을 벗어난 지자체 인프라의 적극 활용 촉구
- 오늘(2월 5일), 교육부는「늘봄학교 계획 발표」를 통해 학교에 기존의 교무실, 행정실 외에 별도의 ‘늘봄지원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23일 발표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며 다만 세부적인 인력 운영 계획이 추가된 것이다. 초등교사노동조합(위원장 정수경, 이하 초등노조)은 지난 1월 23일 성명서를 통해 별도의 늘봄지원실 설치 계획을 폐기하고 교육청 중심의 늘봄지원센터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 이번 발표에 따르면 규모가 큰 전국의 2천여개 학교의 늘봄지원실은 지방공무원(교육전문직 또는 행정공무원)이 실장을 맡게 된다. 그리고 기존의 돌봄전담사가 늘봄전담사로 명칭이 변경되어 늘봄지원실 소속으로 돌봄을 맡는다. 하지만 나머지 약 4천여개의학교는 교감이 늘봄지원실장을 겸임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여전히 늘봄업무를 교사가 맡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이 늘봄학교에 있는 동안 발생하게 될 각종 안전사고와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관리와 책임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담임교사가 사안처리 및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된다면 늘봄학교를 교원과 분리해서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교원과의 분리 운영을 위해서는 이러한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한 더 촘촘한 준비와 명확한 안내가 필요하다.
- 그리고 학교의 업무는 학교장의 재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교원이 늘봄 업무에서 완전히 분리될 수 있을 것인지 불신이 클 수밖에 없다. 학교에 행정실이 있지만, 교사들의 행정업무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행정업무와 관련한 직종별 분쟁이 생기면 지역교육청은 항상 업무 배분은 학교장의 재량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나설 수가 없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늘봄학교도 이런 전철을 밟게 될 것을 걱정하는 불신이 매우 깊다.
- 늘봄학교는 질 높은 돌봄과 방과후 서비스를 표방하며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밝히고 여러 대학 및 단체들과 MOU를 맺는다고 광고해 왔다. 하지만 개별 학교에 늘봄지원실이 독자적으로 생기면, 이러한 연계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운영은 개별 담당자의 능력에 따라 좌지우지될 것이다. 지역이나 학교별 수준 차이에 상관없이 고르게 질 높은 돌봄과 방과후 서비스의 제공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 초등교사노조는 돌봄교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지자체 이관을 빼놓지 않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역사회의 돌봄조차 학교 안으로 들여와 모든 돌봄을 학교에 집중시키는 추세이다. 학교의 인력과 공간은 매우 한정적이다. 돌봄을 국가적 차원에서 확대하고 수요자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돌봄 인력이나 돌봄 센터와 연계된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자체가 통합 관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에 초등노조는 아래와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학교 내 늘봄지원실이 아닌 교육청 중심의 늘봄지원센터를 구축하라!
늘봄학교의 프로그램과 인력 관리는 개별 학교가 아닌 센터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필요한 곳이 있다면 센터의 인력을 학교로 파견하는 형식으로 업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늘봄 학교에 대한 교원분리 운영 뿐 아니라 교사 책임도 분리하라!
늘봄 학교 운영에서 안전사고, 학폭 등도 교사와 완전 분리하여 운영되도록 세부 지침을 만들고 제공해야 한다.
셋째, 늘봄학교의 파행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즉각 시정하라!
희망자가 없거나 유휴 교실이 없는 경우에는 운영을 강제하지 말라. 겸용교실을 강제하지 말고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길 바란다.
- 전문운영체계를 구축하여 늘봄학교 운영으로 교사들에게 업무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수많은 약속이 이번에야말로 실현되기를 절실히 바란다.
2024.02.05.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